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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가 신뢰상실하면 손해배상해야"
(광주=연합뉴스) 남현호 기자= 국가가 신뢰를 상실, 개인에게 정신적 고통을 주었다면 이에 대한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광주지법 민사 11단독 곽민섭 판사는 1일 삼청교육대 피해자 전모(44.광주 서구 풍암동)씨가 국가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국가는 원고에게 2천만원을 지급하라고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지난 88년 노태우 대통령의 삼청교육대 피해자에 대한 피해 보상 특별담화는 향후 입법 조치를 통해 그 피해를 보상해 주겠다는 `국가의 국민에 대한 약속'이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신뢰상실로 인한 정신적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피고가 손해배상의 소멸 시효를 노대통령의 재임기간이 끝난 3년 후인 96년 2월까지로 주장하지만 담화 이후 국회의 입법준비활동, 행정부의 조치, 대통령의 지시 및 여당 대변인의 발표 등 특별법 제정에 대한 정부의 노력이 지속적으로 진행돼 왔으므로 국가의 신뢰 보호 의무가 소멸된 시점은 16대 국회가 개원한 2000년 12월16일부터 3년이 경과한 때로 봐야 한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이에 따라 전씨가 2002년 10월 22일 소송을 제기한 만큼 피고의 항변은 이유 없다"고 밝혔다.
한편 전씨는 지난 80년 마을 주민을 폭행했다는 이유로 삼청교육대에 연행돼 가혹행위 등으로 좌측 청력 상실, 정신질환을 앓는 등 피해를 입었다며 피해보상을 신청했으나 정부가 피해 보상 약속을 이행하지 않자 소송을 냈다.
hyunho@yna.co.kr(끝) 2003/07/01 13:19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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